Review by Coordinator Kim Yul Ha 김율하
일단 이 글에서 고백하건데, 나는 투잡(two-job)을 뛰었다.
주된 나의 시간을 쏟은 곳은 비엔날레였고, 그보다는 적은 시간을 투자했던 곳은 김광철 감독님의 퍼포먼스 페스티발 실무팀이었다.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고 컴퓨터 앞에 서자 7월의 어느 날 밤이 생각났다. 퍼포먼스 페스티벌 실무팀과 감독님과의 만남을 마친 후 삼겹살에 맥주를 곁들이던 날이 바로 그 날이다.
오전에는 비엔날레에서 일을 시작하고 그리고 늦은 오후에 겨우 일이 끝내고는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하루종일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일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예술의 거리 사무실로 향했던 그 날, 그리고는 거의 이런 하루 하루의 반복이 내 일상이었다.
온종일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피곤했던 나인데, 이 피곤이 다 씻겨져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뜨거운 여름날의 갈증을 해결해주는 맥주와도 같다고 할까? 퍼포먼스 페스티벌은 나에게 그런 존재였다. 일이 힘들고 버거운 것은 생각하지 않게 되는, 아무리 뜨거운 더위라도 한 모금으로 그 갈증과 더위를 날려주는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강제적이고 인위적이지 않은 이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실제로도 우리의 구성은 그 어느 한 명이라도 자의적이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감독부터 시작해서 작가와 이 페스티벌을 꾸려가는 한 명 한 명, 모두가 ‘동지애’라는 이 페스티벌의 큰 주제에 걸맞게 우정과 또는 관심과 애정 그리고 열정으로 얽히고 설킨 관계이자 집단이었다. 그리고 이 부분에 있어서 비엔날레라는 기관의 성격과 매우 대조적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시장이 이사장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던가, 구조적으로 어딘가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롭고도 창의적인 아트페스티벌의 성격은 예술이 나아가고자 하는 ‘자유’라는 성격과 매우 잘 어울린다.
미술을 공부하면서 하나 깨닫게 된 것은, 예술은 어딘가에 구속되거나 갇혀 테두리 안에서 일정한 규칙이나 법칙에 따라 불러지고 유행하는 불 보듯 뻔한 길을 가기 싫어한다는 것이었다. 끊임없이 자유를 추구하며 그 과정 안에서 스스로 길을 만들고 또 그 만들어진 길은 또다시 성찰되어지고 반성하며 새로운 길을 만들며 이렇게 예술은 나아간다.
나는 퍼포먼스 아트 페스티벌을 준비하는 과정을 경험하고, 또 실제로 이 페스티벌이 펼쳐지는 광경을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체험하며 행위예술이라는 분야가 예술이 나아가고자 하는 그 자유로운 방향과 일치한다는 것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자유로우면서도 절제되어있고 창의적이면서도 친절하며 역동적이면서도 감동적인 느낌을 인간이 받을 수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게도 사람의 신체와 감성을 적절히 안배하며 관객에게 소통을 시도하는 ‘행위예술’일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이러한 행위예술을 제대로 본 사람이라면 나와 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이고, 더구나 기계적인 요소와 미디어를 지나치게 혼용하는 현대미술의 불친절함에 조금이라도 불만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위의 말을 더할 나위 없이 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 이상이다. 제각기 맡은 바와 하는 일은 다르지만 오로지 순수하게 목표한 것 하나만을 이루려 하는 사람들만이 있다는 것, 그리고 감성적이고 이성적으로 또 자발적으로 임하고 준비 했다는 것, 이것을 준비한 사람들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는 것, 바로 이것이다.
비록 2012년도 를 첫 발걸음으로 시작하여 아직은 제도적인 면이나 형식적인 면에서 다른 행사나 전시에 비하자면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허울만 좋고 번듯한 넘쳐나는 실없는 기관이나 페스티벌에 비하자면 그릇은 투박하나, 푸짐하고 영양 좋은 한 차림상과 같은 퍼포먼스 아트 페스티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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