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by Kim Min Ji / Coordinator
실로 꽤 오랜 시간동안 기다려왔던 광주 국제 미디어 퍼포먼스 아트 페스티발이 눈앞으로 다가왔을 때의 기대감은 대단했다. 작년 하반기 김광철 감독님과 학교 전공수업을 기회로 인연이 닿아 처음으로 ‘퍼포먼스 아트’라는 것을 접하게 되었다. 그 때 당시부터 이 거대한 프로젝트는 기약되었고, 또한 ‘퍼포먼스’라는 장르가 가진 매력에 서서히 빠져들기 시작했던 시기이다. 기존 미술의 틀을 벗어나 신체를 직접 이용한다는 표면적인 특성보다는 이러한 작업을 가능케 하는 작가들의 내면적인 정신세계와 그 것에 기반한 작업들이 뿜어내는 짙은 색채가 나에게는 너무나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번 페스티발을 통해 보고 느낄 수 있었던 김광철 감독님께서 직접 초청한 국내외의 여러 작가와 그들의 작업은 그만큼 나에게 굉장한 경험일 수밖에 없다.
총 7 일간 진행된 작업들은 모두 기대 이상으로 나에게 귀감이 되었고, 그 중에서도 조금 이색적이게 다가왔던 한 작품이 기억에 남는다. 그 것은 아일랜드 작가 믹 헨리와 한국의 김다연 작가가 함께한 작업인데, 기존에 내가 접했던 퍼포먼스 작품들과는 달리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직설적이고 뚜렷하게 전달하는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이전에 다른 퍼포먼스 작업들을 볼 때는 작가의 행위적인 것에 먼저 집중하게 되고 습관적으로 거기에 담긴 메시지를 읽으려 하니, 난해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던 것이 사실이었다. 물론 이것은 퍼포먼스 아트에 관한 나의 짧은 식견 탓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조금 색다르게 보여진 믹 헨리와 김다연의 작업은 두 사람이 각자 부모와 자녀의 역할을 맡아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가족의 가치와 부모의 권위를 외치는 아버지와,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외치는 자녀, 그들의 관계는 그들이 입은 티셔츠 위에 커다랗게 한글로 프린팅 된 ‘가족’과 ‘개인’이라는 단어로 한 눈에 파악이 가능하다. 작가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표면으로도 가시적으로 드러나 있으니, 이러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가의 행위를 즉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작업만의 매력이 아니었을까. 어쩌면 단순함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이 들은 행위로써 작품이 지닌 깊이와 진정성을 충분히 전달하고 있었다. 또한 보는 이로 하여금 보다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고 그 것은 각 개인들의 깊은 내면까지도 파고 들어갈 수 있는 소재라는 점에서 또 다른 귀감이 될 만한 작업이다. 믹헨리와 김다연은 서로를 끈으로 묶은 채 일방적인 압박을 주고받고 자신의 욕망이 담긴 커다란 랩을 온 몸으로 찢어내는 행위를 통해 가족과 개인의 떼어낼 수 없는 구속과 억압 관계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또한 반복되어 들려지는 작가의 음성 또한 이러한 의미 전달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퍼포먼스라는 장르가 꼭 어떤 의미 부여를 필요로 하는 정해진 틀 속에 갇혀있는 것은 아니지만, 작가의 메시지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이 작품은 퍼포먼스 아트에 친숙하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더욱 친절한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나에게 역시 퍼포먼스는 난해하다는 편견을 깨어준 작품으로써 특별하게 기억될 것이다. 페스티발을 통해 이처럼 퍼포먼스 아트에 조금 더 가까워 질 수 있었으며 내가 가진 열정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좋은 경험이었다. 또한 앞으로도 이 페스티발을 통해 퍼포먼스라는 하나의 예술 창구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접하고 바다와 같이 자유롭고 깊은 세계를 공유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INTERNATIONAL ART FESTIVAL > 2012 GIMPAF'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 GIMPAF Official Trailer & Video (0) | 2015.12.07 |
---|---|
2012 GIMPAF . Review by Coordinator Kim Yul Ha (0) | 2015.09.30 |
2012 GIMPAF ' Ryu Jae Hong ' Art Critique (0) | 2015.09.30 |
2012 GIMPAF 'Yun Jang Hyen ' Greeting (0) | 2015.09.30 |
2012 . GIMPAF / 9th Sep / Media X Gallery (0) | 2015.09.29 |